현실에 비하면 우리의 과학이라고 하는 것은
모두 초보적이고 유치하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가 가진 가장 귀한 것이다.
Albert Einstein
(1879-1955)

줄기세포 신드롬에 찬물을 끼얹는 PD수첩의 방영 이후 몰락한 황우석 전 교수의 모습을 보고 칼 세이건이 집필한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이라는 책이 생각이 났다. 이 세상의 비과학에 과학이 어떤 모습으로 맞서야 하는지, 음모론과 신비주의로 점철된 세상에 과학은 어떻게 작은 촛불이 되어 올바른 길을 제시해야만 하는 것인지에 대해 쓴 책이란 것은 예전부터 여러 서평을 통해서 알았지만 아쉽게도 절판되어 시중 서점에서 구할수가 없는 상태였다. 그러던 중 우연히 중고책 검색엔진(http://www.gogobook.net/)을 발견하고 딱 한군데의 서점에서 이 책의 재고를 찾았다. 배송비와 책값(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싸서 너무 기뻤다)을 온라인으로 송금한 후 오늘 책이 내 손에 들어왔다.

공교롭게도 이 책이 내 손에 들어온 오늘, 추척60분의 문형열PD가 줄기세포에 관한 TV프로그램을 제작한 후 KBS측에서 방송불가라는 지침을 받자, 더빙이 되지도 않은 테입을 가지고 여의도 모처에서 은둔중이라고 한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프로그램의 대본이 인터넷상에 올라왔다. 대본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으나 오류를 짚어내며 조목조목 나의 생각을 이야기 하는 것은 의미없는 놀음에 불과할 것이다. 다만 하고싶은 얘기만 간추려서 쓰려 한다.

문PD가 이 프로그램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 '황우석 전 교수가 옳았다?'
논문 두개를 조작한 교수의 진실이 얼마만큼이건 동정을 받아야 할 수준의 진실은 결코 아닌 듯 하다.
- '새튼이 훔쳐간 특허를 돌려받아 국익 증진?'
뭔가 애국이란 걸 하고싶었나본데... 파시즘의 출발점은 강한 애국심이란 걸 좀 알려주고싶다.
- '국민의 알 권리 보장?'
그렇다면 검찰에서 김선종 단독범행으로 몰고 간다는 것의 진실이나 취재하시라. 상식적으로 볼 때 김선종이 다 뒤집어쓰는건 대한민국 국민 한사람으로서 얼굴도 못들고 다닐 정도로 수치스러운 일이니까.

마지막으로 칼세이건의 문장을 인용하면서 글을 마친다.

"사이비 과학은 틀린 과학과는 다르다. 과학은 항상 틀린 결론을 딛고 극복하면서 발전해왔다. 그래서 과학의 가설들은 언제든지 반박되고 실험과 관찰을 통해 뒤집어질 수 있다. 이에 반해 사이비 과학의 가설들은 반증할 가망이 있는 어떤 실험으로도 공격할 수 없도록 정밀하게 틀이 짜여진다. 사이비 과학은 대중의 강력한 감정적 욕구에 호소하며 그래서 개인적 열망들에 대한 환상을 제공한다. 결정적으로 사이비 과학은 과학과 다르게 자신의 불완전성과 오류 가능성을 인정하길 거부한다."
Posted by 윤군